오늘은 H-1B 취업비자 관련, 2021년 3월부터 시행되는 새 규정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. 많이 아시다시피 이민국은 작년 3월부터 H-1B신청서 추첨에 앞서, 고용주들이 미리 온라인을 통해 이민국에 등록을 하도록 한 사전등록제(H-1B registrations)를 도입하였죠. 그런데 지난주 이민국은 이 같은 사전등록제를 일부 변경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습니다.
가장 눈에 띄는 점은, 향후 H-1B 추첨 때 고용주로부터 더 높은 임금(Proffered wage)을 제시받는 케이스를 우선 심사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. 총 H-1B 신청 건수가 해당 연도에 배정된 H-1B 발급 쿼터를 넘기는 경우에 한해서라는 단서가 있지만, 지난 수 년간 H-1B 지원자 수가 그 해 배정된 H-1B 발급 숫자보다 적어도 몇 배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, 이번 지침은 시행이 기정 사실로 여겨집니다.
이민국은 각 직업군의 임금을 그 레벨과 지역 편차에 따라 통계를 둔 Standard Occupational Classification (SOC) 코드에 의거, Prevailing wage라고 불리는 H-1B신청자의 임금 하한선을 지정해줍니다. 이 때 신청자의 전공, 학력, 또 경력 등이 임금 책정의 주요 요소가 되는데요. 가령 Mechanical engineer 포지션에 지원하는 엔지니어링 전공의 석사학위 소지자는 Social worker 포지션에 지원하는 문과 출신의 학사학위 소지자보다 더 높은 Prevailing wage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. 이 같은 임금 하한선은 고용주가 신청자에게 지급하게 될 최소 임금인 것이죠. 그런데 이번 이민국의 방침은, 똑같은 액수의 높은 Prevailing wage가 책정된 H-1B신청자들이라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연봉을 고용주로부터 제시받은 케이스를 우선 추첨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입니다.
표면상 이번 이민국의 취지는, (1) 내국인 근로자들(U.S. workers)의 고용안정, (2) 이민법상 취업비자 발급의 본래 취지, 즉 높은 기술을 지닌 외국인 근로자들이 미국내 취업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장려함, 그리고 (3) 고용주들이 더 높은 기술을 가진 포지션에 더 많은 임금을 주도록 장려함에 있다고 하겠습니다.
그러나 이번 방침으로 인하여 그렇지 않아도 지금껏 추첨 확률이 높았었던 이공계 및 특정 직업군과 석사학위 이상의 고학력 신청자들은 더 유리해진 반면, 많은 비이공계 출신의 학사 소지자들에게는 추첨 순서가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습니다. 또한 H-1B 지원자를 채용하고 싶다 하더라도, 높은 임금을 감당하기 힘든 많은 소상공인 고용주들에게 이번 H-1B방침은 스폰서로서의 동기를 꺾어버리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어두운 전망을 해봅니다. 곧 있을 바이든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 이민국의 H-1B 개정안에 또 다시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.